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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챠챠 2021. 5. 9. 02:09

※오리하라 가 첫째 칸라 둘째 이자야 막내 마이루, 쿠루리
※칸라 외모-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 +털코트+휴대폰+나이프
※ 이것저것 알아서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슬슬 올 때가 되지 않았으려나”
“뭐가? 기다리는 택배라도 있는가 보지?”

나미에가 이자야 쪽으로 눈을 흘기며 말하였다. 그에 대답으로 짧게 한숨을 쉰 이자야는 컴퓨터를 들여다보았다. 자신은 분명, 다른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지만. 보란 듯이 나타난 칸라라는 닉네임. 심기가 불편해진 이자야는, 귀찮다는 듯 중얼거렸다. 쓸모없이 찾아오고 말이야. 그대로 죽어버린다면 좋은데. 시즈쨩과 덤으로 같이. 당신이 한숨을 쉬다니 별일이네. 나미에가 중얼거리자 무시하는 듯 핸드폰을 집었다. 그냥 해치워 버릴까. 속으로 생각하며, 일단 나가긴 해야겠지. 털코트를 입고서 생각한다. 최악의 상황에는 죽이는 것까지 고려해야지. 그럼, 그럼…. 그럼 난 죽일 수 있을까? 물론 그런 건 허용 되지 않는다는 걸 내가 가장 잘 알지만.
하지만 진정 그 당사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당당하게, 이케부쿠로를 활보 중이다. 모자 밖에서도 보이는 짧은 머리,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짧지도 않은. 그런 머리카락을 하고서, 그 사람이 입고 다니는 털코트와 같은 것. 치마 형식으로 되어있음에도 짧아 보인다, 뭐 그 사람도 똑같이 입으니까 별문제는 없겠지. 이케부쿠로에 사는 사람들이면 다 알 법한, 그를 연상시키는 키워드를 갖춘. 쓰고 있는 모자 아래로 보이는 눈. 누군가에게, 이 사람이 사실 그 사람입니다. 라고 말한다면 엑, 이 사람이 여자였어? 라고 할 정도의 비슷한 외모. 그리고 어딘가 비뚤어진 웃음, 다른 사람을 깔보는 표정. 그리고 예쁘다고 할 수 있는 그 여성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이케부쿠로 최강’의 바텐더 복에게 다가갔다. 그야말로 자살을 희망하는 행동.

“‥벼룩?”
“초면부터 벼룩이라니, 실례시네요. 헤이와지마 군. 벼룩이라는 단어라면 혹 빌어먹고 사랑스러워서 그지없는 짜증 나 죽겠는 제 남동생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다면 잘 보시지도 못 보시지도 않았네요. 물론 제가 머리만 자르면 그 녀석과 같은 사람이지만요. 후후, 처음 뵙겠습니다. 오리하라 칸라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그나저나 저희 남동생이 신세를 많이 지고 있죠?”

웃으면서 말을 연속으로 뱉어낸다. 의도적으로 그를 화내려고 만드는 듯이. 그 증거로 지금 시즈오가 자판기를 잡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던질 기세로. 그 행동을 막으려는 듯, 칸라는 시즈오에게 다가갔다. 시즈오는 한순간 망설이고 있었다. 이 여자에게 이걸 던져도 괜찮은지에 대해서. 그런 칸라를 보면서 그의 상사인 톰은 조용히 명복을 빌어주려 했다. 정말, 딱 ‘그렇고 하려고’ 했는데. 칸라는 시즈오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그대로 시즈오에게 키스했다. 모두의 앞에서 벌어진 얼떨떨한 상황. 사실, 제일 당황한 건 자신이겠지만. 시즈오는 최대한 자신의 머리를 돌려서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려 했다. 칸라는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키스를 계속했다. 사실 시즈오와 칸라의 키 차이는 이자야와 시즈오의 키 차이보다 더했다. 그런데도 까치발까지 들어서 했다면 죽어도 ‘실수’는 아니다. 그래서 이 상황을 정리하자면 ‘벼룩 녀석의 친누나라고 밝힌 여성이 갑자기 다가와서는 키스를 했다.’ 라고 정리했다. 시즈오가 그 생각을 맞추었을 때 칸라는 입을 땠다. 마이루와 쿠루리만큼 이상한 여자.

“이제 좀 진정하셨나요? 제가 폭력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이렇게라도 막아보고자 해서 해버렸습니다. 진정하는 것에는 키스가 제일 낫다고 생각해서요. 첫 키스라면 죄송하지만.”

시즈오는 잡고 있던 자판기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선 생각에 빠졌다. 이자야 녀석의 장난인가? 그렇다면 답은 No이다. 눈앞의 이 여성이 거짓말을 하는 눈치도 아닌 것 같았고, 제일 중요한 증거로 세르티를 보고서 쫒아가던 마이루 쿠루리가, 등을 돌렸다. 단순히 수군수군하는 소리에 돌아봤다고도 할 수 있지만. 세르티를 포기하고서 이쪽으로 달려올 정도라면 꽤 심각한 정도였다. 후후, 웃으면서 시즈오를 올려다보는 칸라를 보고서 시즈오는 뒤늦게 얼굴이 붉어졌다. 뒤늦게 뛰어온 마이루가 칸라의 손을 붙잡았다.

“…언니? 칸라 언니야? 진짜 칸라 언니? 오리하라 칸라? 그나저나 방금 시즈오 오빠한테 키스 한 거야? 키스 한 거야?”
“오랜만이야, 우리 귀여운 쌍둥이 여동생. 마이루, 쿠루리 요즘 어떻게 지내니?”
“응? 우리? 그야 이케부쿠로를 배경으로 한 청춘 무대….”
“…역시, ‘너희’ 이야기는 흔해서 구하기 쉽더라. 오기 전 5분 정도만 전자기기를 만졌거든. 다만 중간에 차단됐지만.”
“그나저나, 언니! 우리 오랜만에 같이 놀러….”
“기다려줄 수 있지? 감동을 주는 남매의 재회를 위해서.”

칸라가 눈을 흘기고서는 말한다. 빠르게 나이프를 꺼낸 뒤 날아오는 나이프를 쳐낸다. 그곳에는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이자야가 서 있었다. 그것을 눈치챈 쿠루리는 마이루를 잡아당겼다. 곧, 24시간 종일 전쟁하는 두 사람과는 비교도 못 할 것 같은 싸움이 일어난다는 것. 그러고 보니 저 둘이 우리가 없었을 때. 그 정도로 어린 나이에 싸웠을 때 식탁이 두 조각 나버렸지. 그런데 다 자란 지금, 두 사람의 눈빛만 봐도 둘 중의 한 명을 죽이기 전까지 안 끝날 것 같은.

“이자야, 그렇게 대단한 인사를 하는 걸까나. 몇 년 만에 보는 친누나인데 말이지. 첫 인사는 역시 칼로 찌르는 거?”
“…입 다물고, 죽어.”
“너무한걸, 동생이 보고 싶어서 달려왔는데.”

—그리고 엄청날 피해가 일어날 싸움이 일어났다.
—작게 단말마의 신음을 흘리는 칸라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체.
—단 한 명, 빼고서





말투나, 성격. 그리고 무엇보다 ‘칸라’라는 키워드에서 그녀가 찾아올 것을 예상했다. 아니 찾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저런 일과, 그녀의 ‘정보 수집’을 방해하는 동시에 자신이 정보 수집을 했다. 인간 관찰뿐인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을 가지고서. 단 한 사람, 자신을 너무나도 아꼈던, 그리고 나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증오했던, 내가 동경했던 단 한 사람. 그 사람을 찾으려고 그런 일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런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도 될 수 있었지. 찾으면 용서를 빌기 위해서, 아니. 그건 단지 ‘변명’에 불과해. 단지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쫓게 만들었다. 마치 그 아이가, 소녀에게 도망가지 못하게 한 것처럼. 사실 그 일에 대한 나의 잘못은 없었다. 정확히 ‘따져보자면’ 이런 단어를 쓴 시점부터 이미 쓰레기이겠지.
몇 년전의 일이다. 평소와 같은 하루였다. 가볍게 가방을 메고, 등교하고, 신라와 부활동을 한다. 딱히 누구한테 잘 보이고 싶은 것도 아니고, 관심을 받고 싶은 것도 아닌. 그 결과 평탄한, 열심히도 대충도 하지 않는 학교생활 그러니까 매우 평범했다. 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동안에도 쌍둥이 여동생들에게 퍼주지 않는 사랑을, 나에게 낭비하는 누나가 있었다. 왜 저렇게 나한테 집착하는 걸까. 그냥 나와 닮아서? 그런 것이라면, 성형수술해버릴까. 그럼 덜 귀찮게 할까? 아니, 그럴 일은 없겠지. 나와 다른 누나는, 화려한 삶을 살았다.
정보를 파는 일을 나한테 들킨 적이 있었다. 멀리서 하얀 양복의 남성과 웃으며 대화하는 것도 보았고, 그 후에 그 사람의 이야기를 아주 조금 들을 수 있었다. 아주 ‘조금.’ 더 알려달라고 했다가 위험하다고 그저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지? …내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걸까. 아니면 단지 진짜로 시시해서 기억나지 않는 걸까. 아니라면, 의도적으로 잊히게 한 걸까. 후자는 매우 비현실적이었으니 포기하는 게 현실적이겠지. 난 도망갔다. 나이프를 들고 있는 누나가 도망가라고 했다. 이곳저곳 다친 누나가, 피를 흘리는 누나가. ‘도망가’라고, 잘 움직여지지 않는 입을 움직이며 말했다. 난 도망갔다. 도망가라는 말을 듣고서, 그냥 도망갔다. 더 이상의 이유는 없었다. 누나의 ‘마지막’ 부탁 아니,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마지막 부탁. 누나의 행방은, 아마…. 장례식장, 이라고 해야 하겠지. 단색의 옷을 입고 우는 사람들. 하얀 꽃, 그리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나’

“죽은 사람이면, 죽은 사람답게 사라져.”
“너무하네, 널 구하려다 그런 건데.”
“내가 언제 구해달라고 했어? 오지랖 넓기는.”
“너, 인간을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어? 네 눈앞에 있는 ‘누나’도…. 인간이잖니.”
“사망 신고에 장례식까지 된 ‘무언가’를 인간이라고 부르지 않아. 법적으로 죽은 주제에. 그리고 누나도 ‘인간 외 존재’야.”
“섭섭한데.”

개의치 않는 듯이 칸라는 웃어 보였다. 어린아이 같은 웃음. 자신이 아는 그 ‘누나’가 맞지만 이미 그 존재는 ‘누나’가 아니다. 그 사람은 죽었어야 했다. 분명. 왜냐하면
—그녀는 내가 죽였으니까.

“그나저나 살인자 주제에 이렇게 이케부쿠로에 다녀도 괜찮아? 아니, 이게 아니지. 시키씨는 잘 지내? 그리고 또…. 그 다라즈 꼬맹이랑 황건적 꼬맹이랑 사이카 꼬맹이랑. 사이 어때? 사실 난 옆에서 구경하기만 했는데. ‘나’를 이어서 정보상을 해주다니. 내 동생은 뜻밖에 ‘착한 아이’ 네.”

—착한 아이라는 단어가, 깊게 박힌다. 착한 아이.
—그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시간도 안 주는 듯. 칸라는 나이프를 던졌다.

“피하면 안 돼. 나도 복수 정도는 해야지? 법적으로 죽은 사람한테 죽어 보는 게 어떨까. 이자야”

—분명 저기 있는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다.

날 부르는 목소리는 좀 더 따뜻했다. 날 잡는 손길은 좀 더 부드러웠다. 나를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이자야의 표정이 구겨졌다. 칸라의 나이프는 정확히 이자야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벽에 박혔다. 아아, 그렇군. ‘애초부터’ 나이프로 찌를 생각은 아니었나 봐. 그 정도의 ‘정’은 남아있다는 소리인가. 그렇다면 나에게도 싸울 이유가 생긴다.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미움’받기 위해서.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자야는, 옆의 시즈오를 무시하고는 칸라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나이프로 가볍게 찌른다. 이쪽 팔은, 이미 못쓰니까 찔러도 의미 따위 없을 거야.

“그렇게 또 도망가니?”
“…아니야, 틀려.”

칸라는 가볍게, 자신을 찌른 이자야의 손을 잡고서 칼을 빼내었다. 찔린 팔 쪽으로, 이자야의 나이프를 뺏어 들었다. 일부러 소리가 나도록 떨어트렸다. 팔, 쓸 수 있게 되었구나. 그러네.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지났으니까. 안 낫는 게 더 이상한 일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이자야의 뇌 속을 지나갔다. 그때, 그 생각을 끊어버린 건 칸라의 말이었다.

“…재미없어, 돌아 갈 거야.”

그런 발언이, 주변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금방 싫증 내고 버려버리는. 일회용품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듯한 그녀의 행동에 심기가 불편한 사람도 몇 있었다. 예를 들자면, 그녀가 죽지 않았다는걸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알고 있었던 남성이라던가. 그녀의 존재를 처음 알았거나, 몇 일 전 연락을 했던 사람이 진짜로 모습을 나타내서. 이겠지, 아마. 마지막으로 칸라는 이자야를 향해서 칼을 던졌고 피할 마음도 없었던 이자야의 어깨에 명중했다. 그를 보면서, 피식 웃는 걸로 비웃은 뒤에. 이것 또한 속죄의 길이라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알면서도 방관자 역할을 했던 ‘누군가’ 누구의 잘못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쪽이 밝히기 전까진.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는 법이라고 했다. 칸라는 톰과 웃으며 이야기하더니 시즈오를 이끌고 마이루 쿠루리와 함께 쇼핑을 나섰다. 갑자기 끌고 가는 칸라를 보며 시즈오는 한 번 더, ‘화낼’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렇게 시즈오가 끌려가고 이자야는 신라의 집을 찾아갔다.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서가 아닌, 다른 목적도 품고서.








“무슨 일로 왔어? 계속 말하고 있지만 여긴 병원이 아니…”
“…알고 있었지?”
“….”

다짜고짜 묻는 이자야의 말에, 신라는 침묵했다. 마이루 쿠루리가, 채팅방을 안내해줬을 리 없다. 그렇다고 나미에도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누나 존재에 대해 모른다. 있는 인물을 보자면, 키다도 미카도도. 그 누구도 칸라의 존재를 모른다. 하지만 알고 있는 단 한 사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진실’도 다. 세르티가 방에 있었고 그 장소를 알아서 초대해 주는건 신라에게 쉬운 일이었다. 그냥 세르티한테 ‘채팅방이 어딘지 알려 줄 수 있어?’ 라고 묻고선 안내를 받은 다음 그걸 그대로 칸라한테 말해주면 되기에.
사실 칸라의 존재를 알게 된건 신라로서 뜻밖의 일이다. 신라는, 그 성격대로 집안도 이상할 거라 생각했지만 엄청나게 평범한 가족이었다. ‘이름을 짓는 것’을 제외하고서. 하지만 늘 한 방만 누구도 발을 들이지 않았다. 언제나 그걸 물으면, 모두 이렇게 대답했다. ‘저긴 아무도 없어’라고. 마이루도 쿠루리도, 이자야도. 전부 ‘아무도 없다’라고 대답했다. 그 이유는 신라로서 의문점을 가졌다. 아마 몇 분 전까지도 사람이 있었던 흔적이 있었으니까. 그런 의문 감을 품으면서도 깊게 파고들지 않기로 한 신라는 그 일에서 손을 떼버렸다. 그녀를 만난 건. 정말로 의외의 일이었다.



“도, 와줘…”

—고통에 찬 앓는 소리였다.
—신라의 나이는 성인이었다.
—세르티와 함께 놀러 온, 휴일이었고
—소리만 듣는 것으로 곧 그 사람이 죽을 것 같다는 걸 직감했다.

신라는 자신의 짐 중에서 구급상자를 꺼내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 끝에는, 피를 흘리는. 자신의 친구와 비슷한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아까까지 장난으로 나에게 경찰과 통화를 하게 만들어준 친구. 신라는 빠르게 구급처치를 했고, 그 후에 일어났을 때 약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네가 그 신라구나?'라고 하면서 반가워했다. 이자 야의 이름이 언급되었고 그 ‘아무도 없는’ 방의 주인이였다. 세르티는 먼저 마차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그 비밀은, 신라만 간직하게 되었다.